오랜만에 서평을 쓰는 것 같다. 출근 전 책은 딱 10분씩 읽는 루틴이 만들어졌다. 회사출근하면서부터 했으니, 거의 1년동안은 꾸준히 이어졌다.
이 책을 읽기 위해 거의 3번정도, 읽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처음 사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한 1/3정도 읽었을 무렵 읽기를 멈추었다.
그러다가 부트캠프 인턴기간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했었다. 사람들이 많은, 비좁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은 곤욕이었다. 나에겐 책을 읽기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턴이 끝날 무렵 자연스럽게 읽기를 멈추었다가, 회사 출근하면서 10분씩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면서 다시 이 책을 잡게 되었다.
몇 가지 느낀점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트리거’가 있어야한다
우리는 24시간을 살아가고 있고, 많은 것을 머릿속에 담아두어야한다. 하지만 인간은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지 못한다. 즉, 멀티테스킹 능력은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은 ‘트리거’이다.
생각해보면, 두 번째 이 책을 읽기를 시도했을 땐 ‘지하철’이라는 트리거가 있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책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턴이 끝날 무렵, 지하철이라는 트리거가 사라졌고, 이 책은 자연히 읽지 않게 된 것이다.
다시 이 책을 읽을 땐 트리거가 ‘출근 10분 전’이었다. 타이머를 10분으로 맞춰놓고 책을 읽는다. 그리고 타이머가 울리면 자연히 책을 내려놓고 출근한다. 이렇게 트리거를 만들어놓으니,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난 후 서평을 쓸 때의 트리거는 점심시간이다. 최근에 회사의 자리를 이동하며 4층으로 이동했는데,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한 없이 부족했다. 잠을 줄이고 싶지도 않았다. 7~8시간은 푹 자되, 일어나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어졌다. 나에겐 쇼츠를 보는 시간도, 스트레스를 내려놓은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점심시간을 조금 내려놓았다. 다행히 회사 직원과의 교류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랜점수(우리회사는 매주 수요일 밥먹는 상대가 랜덤으로 지정된다.)가 존재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자연스럽게 개인시간으로 쓸 수 있었다.
무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꼭 다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다면 트리거를 만들어야겠다. 트리거를 통해 머릿속에 이 일을 해야한다는 습관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나무를 흔들면 사과가 떨어질 확률은 올라간다.
아래 밑줄 친 문장들 중에 인상깊었던 게 28번째 문장이다. 나는 항상 누군가 문 두드려 주길 바란다. 그 문을 두드려주면 나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는데, 하지만 나의 희망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쉽지 않겠지만, 문을 열어야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야하고, 내가 만든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한다.
비슷한 주제로 커피한잔을 만든 개발자 김재호님은, 빅테크 IT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커피한잔을 알리기위해 거리로 나가서 전단지를 돌리셨다고 한다. 당시엔 부끄럽겠지만 이는 훗날 커피한잔을 알리는 큰 역할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개발자가 쓴 글을 보다보면 단톡방이나, 트위터, 벨로그 등에서 글을 홍보하거나, 자신이 쓴 글을 읽어보길 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런 활동을 하는게 쉽지 않은데, 그들 역시 그럴 것이다. (사실 누가 쉬워하겠는가..) 하지만 그들과 나의 차이는 나는, 사과가 떨어지길 바라고 사과를 계속 보기만 했으나, 그들은 사과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무를 흔들었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차이지만, 결과는 극명이 갈린다.
밑줄 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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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세상이나 자기가 원하는 어떤 세상만을 목표로 인생을 준비하는 것은 어리석다. 연극학교든 요리학교든 현실과 무관하게 과거처럼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일은 부도덕한 짓이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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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회나 행사에 참석해 내 이름 밑에 아무런 기관명도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아내는 이러한 내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는 평생 직함이 없었고 또 그런 것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이런 점에서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남자들도 코끼리의 보호가 없다면 전보다 더 빨리 성장하게 될 것이다.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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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엘리자베스는 나보다도 나에 대해 더 잘 안다. 윈저성에서 4년을 보낸 후 아내가 내게 말했다.
“이제 회사 생활을 청산 할 때예요.”
“그럼 이제 어떻게 돈을 벌죠?”
“당신은 글쓰기를 좋아하잖아요. 당신의 첫 번째 책도 반응이 괜찮았고요. 그러니 작가가 되어보는 게 어때요?”
“책을 써서는 부자가 될 수 없어요.” 내가 불평했다.
“왜 부자가 되려고 해요?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당신도 일하고 나도 일하니까요. 또 필요하다면 당신은 다시 공부해서 경영학 과정 시간 강사를 할 수도 있어요.”
“그건 리스크가 너무 커요.”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이렇게 나의 포트폴리오 인생, 벼룩 생활이 시작되었다.(중략)
남의 결재를 받기 위해 어깨 너머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가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런 상태를 편안히 여긴다는 것 등이 너무나 좋았다.
(중략)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틀림없이, 자유가 언제나 이긴다. 나는 앞으로 점점 더 개인의 세계, 선택과 리스크의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책을 썼다. 미래의 세계는 항상 편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므로 리스크 또한 높다. 하지만 현재의 내 삶을 스스로 형성하고 나를 스스로 규제할 수 있는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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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사물을 분류하고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다. 한번은 과외 활동이 너무 바빠 그리스 역사를 다룬 이름 없는 책의 일부를 그대로 베껴 리포트를 낸 적이 있었다. 그것을 받아든 지도교수는 한 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더니 자기 서가로 걸어가 그 무명 인사의 책을 꺼내들고는 내가 베낀 다음 부분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창피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할 말이 없었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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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성적과 학점에 왜 그토록 안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내 아들은 배우 경력을 시작할 때 극단에 들어가려고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내게 보여주었다. 나는 아들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나서 잘 썼다고 말한 뒤 우수한 학교 성적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아빠”
아들이 한 수 가르쳐준다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연극계에서는 출신 학교나 졸업 성적 따위는 따지지 않아요.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학교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예요.”
아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p.82) -
나는 가끔 농담 삼아 MIT의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그 학교에 갈 필요 없었다는 사실뿐이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거기에 갈 필요가 있었다.”라고 서둘러 덧붙인다.나는 미국 대학교의 도서관에는 내가 모르는 지식과 지혜의 창고가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유학을 떠났다.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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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더 이상 인간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가 아니고 개별적인 야망을 가진 개인들의 공동체로 인식된다. 이제 재능에는 개인의 이름표가 달린다. 고객도 전처럼 시장을 구성하는 익명의 한 부분이 아니라 이름을 가진 사람들로 등장한다. 이러한 세계는 아폴로가 더 이상 통치하지 못한다.
(중략)
마침내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남들로부터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을 돈 주고 사는 것이 최선임을 알게 되었다. 설혹 그들의 일당(청구 금액)이 동일한 시간의 내 수입보다 더 많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나보다 그 일을 더 빨리, 더 잘해낸다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이익이기 떄문이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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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파트너’라는 말은 나이키 회사가 동남아의 저가 생산 업체를 지칭하는 완곡 표현이다. 나이키는 대표적인 버추얼 회사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라는 말은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 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 업체이기는 하지만 이 회사는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장비도, 부동산도 없다. 나이키가 꽉 잡고 있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해주는 정보 시스템 뿐이다. (p.114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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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회사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면 팀원들이 서로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는 소규모 운영 단위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항공망도의 서로 다른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 간에 대면 접촉이 있어야한다. 원격통신 비용이 늘어나는데도 여행 비용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회계부서 사람들에게는 의아하게 보일지 몰라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고 상대방의 은밀한 이메일 메시지를 더 수월하게 해독하려면 상대를 개인적으로 잘 알야아 하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알게 된 수피(이슬람교의 범신론적 신비주의)의 가르침에서 큰 감명르 받았다.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다.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 ‘그리고’ 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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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스물입곱 명의 사진을 살펴보면서 나는 이런 연금술사들이야말로 코끼리 회사를 춤추게 만들 벼룩 집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코끼리 기업에는 복지부동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새로운 것은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만 근근이 처리한다. 하지만 연금술사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고 또 그런 일을 성취하는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연금술사에게는 다음 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열정적이다. 내가 만난 모든 연금술사들은 열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기억이든 극단이든 낙후된 공동체의 재개발사업이든 자신이 하는 일에 엄청난 열정이 있었다. 바로 이런 열정 때문에 그들은 두 번째 특징을 지닌다. 연금술사가
(중략)
세 번째 특징으로 연금술사들은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본다. 내가 즐겨 인용하는 사례는 지금은 유명 디자이너면서 레스토랑 경영주로 활약하고 있는 테런스 콘런이 제시한 것이다. 테런스가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다. 런던에 거주하는 빈털터리 청년이었던 테런스는 친구 한 명과 함께 자신들처럼 가난한 젊은이들이 외식할 수 있는 저가 음식점을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중략)
그들은 제 3의 눈으로 사태를 명확히 판단하고 주방장 없는 식당을 개업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런던 최초의 수프 주방이 탄생했다.
(중략)
연금술사들은 현재의 시스템에 도전하고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추진하고, 자신의 꿈을 밀어붙이는 부정적 능력을 어디서 얻는 걸까?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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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회사 전체가 창조성 넘치는 집단이 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지휘하던 초기의 애플은 매우 창조적인 회사였다. 스무 명 정도의 연금술사들로 구성된 애플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망으로 가득 찬 벼룩들의 조직이었다. 그들은 정말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포인트-앤드-클릭의 세계’는 그들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이 그들을 코끼리로 만들어놓으면서 모든 것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시애틀에 자리 잡은 빌 게이츠는 지금껏 많은 벼룩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주면서 건재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덩치 큰 코끼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대로 굴러가도록 감독하고 있다. 이들ㅇ 벼룩 또는 연금술사들은 돈을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들이 자신의 창조 정신과 추진력으로 부터 소득을 올리는 꼴을 곱게 보지 못한다.
(중략)무엇보다 연금술사들은 한 직장에 있다가 정년이 되어 은퇴한다는 것을 꿈조차 꾸지 않는다. 테런스 콘란은 일흔 살이 다 되어가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갈수록 더 불타오른다. 영국의 개방대학 전신이었던 기관을 포함해 49개의 기관을 운영하기 시작한 사회사업가 마이클 영은 현재 80대인데도 3년 전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인 사회사업가 학교를 설립했다.
(중략)
오늘날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고위 경영진과 일반사무직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는 전부 프리랜서로 자신의 회사를 통해 영화 제작에 참여한다.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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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식과 아이디어가 콘텐츠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정보 시대에는 그런 콘텐츠를 제공해 줄 개인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든든한 자금력이 필요한 테크놀로지는 코끼리 회사들이 통제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콘텐츠가 없으면 궁극에는 가치가 없어진다. 콘텐츠는 구체화된 아이디어고, 아이디어는 혼자 또는 집단으로 존재하는 개인으로부터 나온다.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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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평생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도전을 무사히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한껏 음미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이 힘겹고 숨 막힐 것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내가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개발을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아직까지 없다. 당신보다 앞서간 선배들의 힘겨운 경험과 교훈으로부터 어렵사리 배워야 하는 것이다.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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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는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만약 감염이 발생하면 최대 1천만 달러까지 미국 정부에 배상하겠다는 MIT 명의의 각서를 쓰라는 것이었다. 그 직원이나 나난 내가 MIT 명의의 각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요구한 각서를 받았고 그러고 나서야 아이와 함께 우리를 보내주었다. 나중에 그 사건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그 사건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조직의 말단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주도로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을 만큼 용기와 배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상급자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 그 후 나는 그런 개인적 책임과 주도 정신을 미국에서 여러 번 발견했다.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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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성공의 역설이기도 하다. 역설적이게도 사회 구성원에게 그들이 얻고 싶어 하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얻게 해주는 사회는, 나중에 그 사회에 번지는 권태의 파도에 그들을 일찍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까지 제공해주지는 못한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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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도의 아일랜드인입니다.” 한 남자가 말에 내가 답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인은 아일랜드로 돌아오고 있어요. 당신네 사람들은 언제 케랄라로 돌아올 겁니까?” 나는 뭄바이에서 일하는 젊은 케랄라 직장인 여러 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케랄라가 아름다운 곳이고 또 돌아가서 부모님을 뵙기는 하지만 거기서 살지는 않을 예정이라 했다. 이유를 묻자 그들이 한결같이 대답했다. “거긴 직장이 없으니까요. 신나는 일도 없고 할 일이 너무 없어요.” 나 역시 젊은 시절 아일랜드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 또한 아일랜드를 떠났고 부모님을 만나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일랜드 정부의 조세 감면 혜택, 훌륭한 교육을 받은 젊은 노동력, 유럽 시장 진출 등에 고무된 1천 개의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아일랜드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런 회사 유입에 힘입어 현지 회사들도 생겨났고 결국 아일랜드인들은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케랄라 또한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시장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아일랜드처럼 해외 자본이 유입되어야만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다. 몇 개의 거대한 자석같은 대기업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아준다면 켈랄라는 연금술과 사업가 정신을 일으키는 기업 집단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를 파악한 케랄라 정부가 새로운 테크놀로지 산업단지를 설립하긴 했으나 그곳에 입주하겠다고 줄 서는 회사들은 아직 없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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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본주의가 시술 혁신을 가져온다는 것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는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저 아이디어로 남았다가 소멸할 것이다. 많은 과학적 발전이 연구소나 대학의 실험실에 그대로 머물렀을 것이고 과학 저널의 페이지 위에서만 존재했을 것이다. 자본주의 덕분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더 안락한 삶을 영위한다. 또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며, 더 많은 곳에 가볼 수 있고, 자신의 생활에서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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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 달러가 효융 체감의 시작점이라 한다. 그 수준 이하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기본적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 만족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 수준을 넘어서면 몇 달러 더 벌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그 시점에서는 극심한 경쟁 사회로 접어들어 스스로를 이웃과 비교하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더신경 쓰기 때문이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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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이나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목적의식이 없다면 나는 전에 만나보았던 많은 기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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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의 꿈처럼 반쯤 잠겨 있는 꿈은 인생의 다른 측면을 경험하게 만든다. 나는 중간에 그만둔 회사 생활에 아무런 후회도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딸 케이트는 건축가가 되려고 열심히 공부하다가 학업 도중에 병이 나 건축학을 포기했다. 그리고 작은 사업을 시작했는데 동업자와 사이가 틀어져서 그것도 그만두고 로마로 건너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리고 로마에 체류할 무렵 치료사가 되어야겠다는 그녀의 숨어 있던 꿈이 표면으로 부상했다. 그녀는 4년에 걸쳐 정골사 과정을 이수했고 지금은 큰 만족과 보람 속에서 정공사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무런 후회도 하지 ㅇ낳는다. 심지어 자신의 발병을 고맙게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것 덕분에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중지하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략)
자신의 열정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마라. 그렇다면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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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으로 새 생활을 시작한 후 내가 속할 공동체가 사라진 것과 스스로 열정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두 가지 예기치 않은 긴장이었다면 세 번째 긴장은 나의 배경을 봤을 때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프리랜서로 무슨 일을 하든 그 사람의 능력을 보장하는 것은 그의 최근 일 혹은 프로젝트뿐이라는 사실이다.
(중략)
“현재 새로운 책을 집필하고 있는데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기가 정말 어렵군요”
“그래요? 대부분의 작가는 같은 흐름이나 같은 스타일의 책을 계속해서 쓰면서 제목만 다르게 붙이지 않나요?”그 말을 듣고 나는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나 역시 그 동료 작가가 말한 대로 되고 말았다. 25년 전에 내가 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내가 훗날의 저서에서 아주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의 여러 가지 형태가 이미 그 책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나중에 그것이 그리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견해를 급격하고 빈번하게 바꾼다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계속 다루면서 새로운 현실에 비춰 그것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통찰, 새로운 관점, 새로운 경험을 나눠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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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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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획기적인 돌파구(가령 상대성 이론)는 생활 속의 어떤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빌려다가 생활의 다른 분야에 하나의 비유로 적용할 때 발생한다. 그렇게 한번 해보라. 그러면 낯선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고 또 기존의 데이터들을 새롭게 연결시켜 새로운 경지로 들어가는 문을 열 수 있다.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이중 나사선이라는 생활 속의 모형을 빌려 유전공학에 하나의 비유로 적용해 DNA의 신비를 풀어냈다.(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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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람들이 중소기업을 적당한 때에 큰 기업에게 팔아넘기려고 하는 반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를 물려가며 그 기업을 계속하려고 하기때문인가? 영국 사람들은 성장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불려야 한다고 판단한다. 반면,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은 덩치를 키우지 않아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방식이 반드시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으며 전에는 당연시하던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중략)
암기 교육을 강조하던 나의 학창시절을 회상해보면 사용하지 않은 지식은 며칠 후나 몇 주 후에 증발해버렸다. 몇 년에 걸쳐 프랑스어와 동사어미 변화를 기계적으로 암기했지만 정작 파리에 도착했을 때 그 지식은 내 머릿속에서 증발된지 오래였다.
(중략)
나는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비유를 시험해보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 나중에 내 책에 인용한다. 자신의 학습 내용을 가지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일이 된다. 나의 제품은 나의 책이다. 뭔가를 남보다 더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려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해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 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p.267)
(중략)
어쩌면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다 염탐꾼인지 모른다. 나는 어느 한여름에 집을 살 것처럼 가장해 다른 사람들의 집을 엿보고 돌아다닌 적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었다. 그중 어느 집에서는 내 집의 개조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나는 간혹 반쯤 장난삼아 나 자신을 기업 염탐꾼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남의 것을 엿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학습 방법이다.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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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요,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에 셸에 사표를 냈다. 그 대화는 언제나 내 귓바퀴에서 맴돌았다.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은 단 한 번뿐이므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인생의 목적은 결국 무엇인가? 이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다.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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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인생은 필요한 것과 바람직한 것을 적절히 뒤섞을 수 있어야 한다. 한번은 어떤 여자를 만나 그녀에게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텔레비전 드라마의 각본을 쓴다고 말했다.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드라마로 나오지는 않았어요.” 그녀의 말에 늘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은 내가 물었다.
“그럼 어떻게 먹고 삽니까?” 그러자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일요일마다 계란을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그녀가 돈을 버는 일은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진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짧지만 아주 의미 있는 대화였다. 나는 일이란 돈, 만족, 친구, 창조성, 심지어 멋진 주거 등을 한꺼번에 하나의 꾸러미로 해결해주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왔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 직장에 자주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면서 나는 그런 꾸러미를 해체하게 되었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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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인생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유하지 않다. 프리랜서 생활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대가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위안은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해 여러 대책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중 어느 하나가 통하지 않으면 다른 대책에 의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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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주면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출판사는 당신에게 책을 써보라고 하지 않는다. 먼저 책을 써놓고 필요하다면 자비 출판이라도 해야한다. 내 아내는 사진집 두 권을 그런 식으로 냈다. 그렇게 과수원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다.(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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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한 사실은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프리랜서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에서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혹평에 상처받기도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다.(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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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새로운 법률이 회사들에게 유연성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점점 더 자영업의 형태로 변모할 것이다. 설혹 노동자들이 그 새롭게 얻은 자유 시간을 돈 버는 일에 투입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또 그런 법률을 회사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한다면 회사들도 포트폴리오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프랑스는 열심히 일하는 벼룩들의 왕국이 될지도 모른다.(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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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저마다 노력한다. 그것은 승자 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어야 한다.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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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한다.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다.
(중략)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가지다.”